7월 셋째주 회고거리
무엇이 기술블로그를 계속 운영하게 만드는가?
- 직장 후배에게 들은 질문이다.
이에 대한 내 대답은 동문서답일 수 있지만, 일할 때의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을 할 때 일로 받는 고통을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일을 하면서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일례로 매일 정화조에 있는 사람들의 오물을 치우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봐줄 때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멋진 사람정도로 봐주면서 보상도 좋다면, 나는 일을 할 때마다 적어도 뿌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그 일을 지속할 수 있다. 그러나 보상도 그저 별볼일 없는 데다가 냄새나는 역겨운 사람정도로 볼 뿐이라면 금방 다른 직업을 알아보게 될 것이다.
좋은 감정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나는 블로그를 하며 성장, 인정, 지적 유희, 성취감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은 나에게 일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좋은 감정이 드는 것을 도와준다.
결과적으로 일의 스트레스를 매우 줄여주고, 새로운 목표도 갖게 해준다.
자신만의 exit 방법
- 주변에 exit 한 케이스를 많이 보진 못했지만, 다들 자신만의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인프런에서 강의하시는 모 강사님은 내가 보기에는 주제넘게 평가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개발적인 능력이 매우 뛰어나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자신만의 길로 잘 exit 을 하신 것 같다.
개발에서 최고가 되어야만 exit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재능의 밴다이어그램이 오밀조밀한 교집합을 만들어내는 그곳을 찾아내는 사람이 exit 을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회고를 가려내는 방법
대학 초년생에게 자신의 괴로웠던 경험에 대해 15분 정도 글을 쓰게 하는 것을 3-4회 한 경우, 학생들은 병원에 적게 가고(정신적, 혹은 육체적 일 모두에서), 성적이 개선되며, 대인관계도 좋아졌습니다.
첫번째는 긍정적 감정
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회고를 하면서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말을 많이 쓰면 쓸수록 그 효과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 감정에 해당하는 단어가 너무 적으면 그 효과는 사라졌습니다.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많을 필요는 없지만 있기는 해야 한다는 것이죠. 즉, 좀 더 낙관적으로 회고하되 부정적인 사건을 인정해야 그 회고의 효과가 높다는 것입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넘어가는 것은 회고의 효과를 깎아먹습니다.
두번째는 이야기의 구성
입니다.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정도를 드러내는 것이 소위 "인지적 차원"의 단어들인데, 생각하다, 깨닫다, 믿는다 등의 통찰 혹은 자기반성적 단어들과 왜냐하면, 효과, 근거 등의 인과관계 단어들이 중요했습니다. 근데, 단순히 이 인지적 차원의 단어가 얼마나 많으냐가 아니고, 초반에 비해 후반에 이 단어들의 빈도가 증가한 정도 가 회고의 효과를 예측했습니다. 인지적 차원의 단어가 많아진다는 것은 소위 아귀가 맞는 "스토리"가 구성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초반에는 뒤죽박죽으로 경험이 섞여있지만 점진적으로 거기에서 의미를 찾고 정합적인 이야기를 구성해 나가는 경우에 효과가 높았습니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잘 들어맞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이야기를 과정 중에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회고 때마다 누군가가 동일 사건에 대해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한다면 그 회고에서 얻을 것이 별로 없다는 말이 되겠죠. 우리는 회고를 통해 동일 사건에 대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세번째는 시각 변화
입니다. 회고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대명사(I, 나)를 주로 쓰다가 다음번에는 다른 대명사(he, she, you, we, it)를 주로 쓰고 다시 자신을 나타내는 대명사를 많이 쓰는 식으로 전환이 반복되는 경우 더 많은 이득을 얻었습니다. 말하자면, 시각의 전환이 일어나야 좋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의 입장에서도 사건을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은 상담심리에서나 범죄심리학에서도 여러번 밝혀졌습니다. 내담자가 제3자에 대한 비난만 계속하다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이야기할 때 상담자는 그 내담자가 중요한 변화의 경계에 있다는 것을 압니다. 증인 심문을 할 때에 시각 전환이 이루어지면 더 많은 내용을 기억하고, 기억 오류가 줄어든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 회고할 때 나는(혹은 다른 사람들은) 부정적 감정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긍정적 감정을 많이 겪는가?
- 회고할 때 나는(혹은 다른 사람들은) 점차적으로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가?
- 회고할 때 나는(혹은 다른 사람들은) 시각의 전환을 자주 하게 되는가?
연단위 이력서 업데이트
- 1년 안에 내 심장을 뛰게 할만한 일을 경험해봤는가?
- 이직이 아니라 별다른 일이 없더라도 이력서는 업데이트한다.
- 회고하고 업데이트한다.
모든 것을 다 잘 할 필요는 없다
- 나에게 없는 강점을 억지로 만들려 하지 말자.
- 없는 것은 없다고 인정하자.
- 타인의 장점을 훔칠 수 있지만, 정말 훔쳐야 하는지 심사숙고 해보아야 한다.
- 내가 가지고 있던 강점을 강화시키는 전략이 더 좋을 확률이 높다.
- 노력, 다방면에 관심이 많음, 프로덕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개발하고 싶음, 디자인과 UX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음.
베른트 하인리히 교수에게서 받은 영감
- 40세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고향의 통나무 집으로 간 이유는?
- 최대한 인간의 생리를 생각하며 새로운 행복의 기준을 만들어낸다.
- 달리기
- 어떻게 잘 달릴 수 있는지 연구하여 최고가 된다
- 인간은 달리기 위해서 태어났다.
- 예전엔 필요한 모든 것을 얻기 위해서는 달려야 했다.
- 세상에 있는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
- 효율적인 운동, 다이어트 등 기능적인 면을 따지는 것은 때때로 어리석다.
행복
- 완벽히 독립적인 모듈이 되어야 한다.
- 누군가와 화합하는 것은 좋지만,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다.
- 누군가의 한마디로 좌지우지 되는 인생을 사는 것은 그다지 행복하게 보이지 않는다.
내가 하는 일이 곧 나다
-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 상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 이 일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는 돈을 제일 많이주고 내가 그나마 재능 있는 분야이다. (다른 분야는 워낙 처참하기에…)
- 사람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할 수 있다.
- 아쉽지만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이직에만 관심이 있는듯 하다. 나도 물론 이직에 관심이 있지만 그래도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잘 돌아가는 것에 더욱 관심이 많다.
SWC 개발자에게서 받은 영감
- Remote 로 충분히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 나이는 중요치 않다.
- 본질적 지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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